유럽여행 하려고 산 Osprey Fairview 40, Centauri, Ultralight stuff pack이 도착했다.
스탠다드 배송이 DHL이라 너무나 빠른 것...
오스프레이는 저번에 아프리카 여행 갔을 때 유럽 애들이 엄청 애용하길래 눈여겨 봐 뒀었는데, 찾아보니 가성비 좋기로 유명하더라. 무난하게 노스페이스를 살지, 아니면 좀 더 신생(?)인데 가격은 비슷한 다른 브랜드를 살지, 뭐 이것저것 고민했는데 노스페이스는 이상하게 뭔가 안 땡긴달까? 그리고 뭔가 목적이랑 딱 맞지 않는 느낌이기도 하고. 그래서 예전에 봐 뒀던 Osprey로 결정.
모델을 고르는 건 의외로 엄청 쉬웠다.
우선 첫 번째가 기내 반입이 가능해야 할 것. 딱히 장기 여행 계획이 당장 없기도 하고, 최대의 편의성을 추구해보자는 생각인데다 정말 짐이 많은 경우에는 러기지 끌고 가면 되니까.
열심히 찾아보니 기내 반입 가능 사이즈는 40리터가 마지노선이다. 40리터 초과인데 기내 반입 가능하다고 쓰여 있으면 사이즈를 꼭 잘 체크해봐야 한다. Osprey 사이트에는 검색할 때 기내 반입 가능 사이즈라고 쓰여 있어서 고르기 편했다.
그래서 40리터 기내반입가능 사이즈 딱 검색했더니 나온 Fairview 40. 세일하길래 고대로 장바구니 행... 정가 140유로인데 세일해서 98유로. 색상이 블랙은 다 나갔고 초록색이랑 회색 남아 있었는데, 회색이 이상한 밀리터리 카키그레이(...) 같길래 초록색인 포레스트그린으로 구매. 별 선택의 여지는 없었지만 블랙보다 덜 칙칙하고 예쁜 초록색이라 나름 만족했다.
그리고 데이팩도 하나 사고 싶어서 사이트를 열심히 뒤져보았고 아웃렛에서 Centauri를 발견. 이건 정가 80유로인데 세일해서 48유로다. 미니멀한 디자인, 블랙, 22리터, 그냥 무난무난하다는 평. 내가 원하는 게 바로 무난무난한 거니까 바로 장바구니로. 이건 하루이틀 정도 짧게 다녀올 때 딱 좋을 것 같다. 혹은 뭐 이지젯 같이 진짜 백팩하나밖에 못 들고 타는 경우..?
뭔가 아쉬우니까 또 사이트 뒤져보다가 발견한 울트라라이트 스터프 팩. 18리터. 0.1kg 초경량 접이식 백팩.
와 이거다.. 엄청 가볍고 크기도 적당하고 필요할 때 데이팩으로 꺼내 쓰기 좋겠다 싶었다. 가격은 35유로로 좀 비싸다 싶긴 하지만 유용하게 쓰겠다 싶어서 구매.
주문하고 만 하루만에 배송이 떴고, 다시 하루 걸려서 집에 도착했다.
커다란 박스와 내 생각보다 컸던 내용물...
뭔가 기대(?) 했던 Osprey ultra light stuff pack 18L
초경량이라 얇고 흐물흐물하고 원단이 거의 반투명하다. 근데 어깨끈조절도 되고 사이드포켓도 있고 용량도 나름 큼. 지퍼도 튼튼해 보였다. 엄청 쉽게 주먹 크기로 접히고 정말정말 가볍다! 짧은 하이킹이나 트래킹 할 때 딱 좋을 듯. 혹은 그냥 도시 구경 하는데 짐이 애매할 때라든가. 18리터라 용량이 은근히 큰데, 물이랑 먹을거 좀 넣고 외투같은거 하나 넣으면 딱 맞을 것 같다. 단지... 색상이 좀 꾸짐.. ㅎㅎ 그리고 흐물흐물해서 모양이 안 살아..ㅋㅋㅋㅋㅋㅋㅋㅋ
Osprey Centauri O/S 22L
은근히 무게감이 좀 있었다. 디자인이 아주 예쁘게 빠지지는 않은 것 같다. 아래쪽이 얇쌍한 구조라 수납도 살짝 애매함.. 그래도 있을 건 다 있고 깔끔하다. 이게 유니섹스 디자인인데 앞으로 유니섹스 안 사기로 했다. 확실히 여성용 디자인이 훨씬 편함...ㅠㅠ 그냥저냥 나쁘지는 않다. 무난한 크기, 무난한 디자인, 무난한 수납력, 무난한 가격. (정가인 80유로에는 안 살듯)
오늘의 주인공 Osprey Fairview 40 (*for women)
색도 생각보다 예쁘고, 그렇다고 너무 튀지도 않고, 디자인도 깔끔하고, 숄더스트랩 덮을 수 있는 커버도 있고 옆쪽으로 손잡이도 있다. 수납은 메인 2개 파트 + 논스크래치 포켓 + 앞쪽 메쉬포켓 2개로 구성. 크기가 커서 살짝 놀랐다. 근데 생각해보면 기내용 캐리어랑 같은 용량이니까 비슷한 크기인 게 당연한 것을... 내부 구성도 캐리어랑 비슷하게 되어 있어서 맨 밑에 지퍼을 열면 컴프레서 스트랩이 달린 아래칸과 매쉬로 된 윗칸이 나온다. 다른 메인 파트에는 노트북/타블렛 슬리브, 기타등등 작은 물품들 보관할 수 있는 포켓 등이 있음.
그렇다면 이제 내가 가장! 궁금했던!
40리터 백팩에 대체 얼마만큼을 넣을 수 있느냐? 40리터 백팩의 수납력은 얼마나 될 것이냐?
인터넷에 너도나도 40~50리터면 뭐 일주일정도~ 20리터면 하루이틀~ 이런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써놓기만 했지 진짜 얼마나 들어가는지는 ㅡㅡ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직접 실험해보기로 함.
우선 나는 여행이 겨울이 될 예정이고 아주 따듯하진 않지만 그리 미친듯이 춥지도 않은 날씨를 예상하고 있음. 그리고 나는 추위를 그렇게 많이 타는 편은 아니기도 하고 안에 얇게 입고 두꺼운 외투 입는 걸 선호. 외투는 입고 간다고 가정하였음.
대충 골라본 일주일 치 옷...
상의 니트 2+맨투맨 2+얇은 긴팔 면티 2, 하의 청바지 3, 잠옷 반팔티1+룰루레몬 조거1, 추가로 목도리(겸 담요) 1개.
써놓고 보니 일주일이면 상하의 하나씩 줄여도 될 거 같긴 한데, 대신 뭐 수영복이 들어가든지 공연보러 갈 일정이 있으면 단정한 옷이 들어가든지 아니면 좀 추울 거 같으면 얇은 외투나 내의 같은 걸 넣든지 할테니까 대충 이정도 짐이라 보면 될 거 같다. 그리고 여긴 빼놨지만 속옷이랑 양말도 들어가야 할 테고. 수건도 필요할 수도 있겠다.
그러면 대망의 패킹............ 실험용이라 대충 구겨넣어 보았다. 아래쪽이 무거운 게 좋으니까 청바지부터 넣고, 위쪽에 니트랑 상의랑 넣고. 좌우 폭이 생각보다 좁았는데 컴프레서 스트랩을 활용하니 자리도 모양도 다 잘 잡혀서 좋았다. 옷은 대충 구겨넣으니 다 들어갔는데 머플러가 좀 애매해서 위쪽 메쉬 포켓에 넣어버림. 어떻게 다 들어가긴 하네?
나는 그냥 수납 실험한다고 대충대충 넣었지만, 패킹 큐브 같은거 이용하거나 좀 체계적으로 넣으면 속옷 양말 다 넣고 수건까지 두어 개 들어가지 싶다. 저 상태에서 지퍼가 무척 쉽게 닫혔기 때문에.. 분명 더 넣을 수 있다고 봄 ㅋㅋㅋㅋㅋㅋ
그럼 다음으로 안 해보긴 아쉬운~ 노트북 수납.
제일 가까이에 있는 게 맥북이라 맥북으로 실험해봤다. 얘는 15인치 맥북 프로다. 아래칸에 머플러 넣느라고 볼록해져서 슬리브에 이게 들어가려나 싶었는데 문제없이 들어간다. 근데 15인치 넘어가면 아무래도 안들어가지 싶다.
맥북 넣고도 앞 칸의 아래쪽 공간이 많이 남았다. 여기는 잡다한 것들, 세면도구나 보조배터리 충전기 등등을 넣으면 될 것 같다. 출장이나 장기 여행 아닌 이상에야 굳이 랩탑을 들고 갈 이유가 없으니 사실상 공간적 여유가 좀 더 있는 셈이다.
Osprey Fairview 40의 착용감은 굉장히 굉장히 편했다.
지금까지 여행용 배낭이 아닌 일반 가방에 10kg씩 넣어 다니는 뻘짓만 해와서 그런지는 몰라도 확실히 숄더 스트랩 쿠션도 편하고 무게배치도 안정감 있고 허리 스트랩이랑 가슴쪽 버클 채우면 움직여도 헐떡거리지 않는다. 스트랩이랑 버클도 다 길이 조절이 가능해서 딱 맞게 조이면 몸에 딱 붙어서 무게감이 훨씬 덜 느껴진다.
이게 잠깐 매고 있을 때는 별 차이가 없을지 몰라도 공항이나 길에서 한참씩 매고 있으면 차이가 엄청 크다 ㅜㅜㅜㅜ 허리 나갈 거 같고 어깨 나갈 거 같고... 하... 움직이면 헐떡거리고....
비상용 호루라기가 앞에 가슴쪽 버클에 달려 있어서 비상시에 용이하고 (특히 버클을 채워놓은 상태면 고개만 숙여서 불기 가능!) 바깥쪽 컴프레서 버클 다 채우면 메인 수납 파트의 지퍼가 아예 보이지 않는지라 길에서 누가 지퍼 열고 꺼내갈 걱정도 덜하다.
그리고 사서 비교해보고야 깨달은 여성용 백팩의 차이점.. 바로 인체 공학적 설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래도 가슴이 있기 때문에 숄더 스트랩이 너무 안쪽까지 오면 불편..하다. 그래서 여성용은 가슴 부분이 불편하지 않도록 신경써서 디자인 되어 있다. 웬만하면 여성용 백팩으로 나온 것을 구매하길 추천하고 싶음.
평소에 매는 일반 백팩같은 경우에는 보통 앞부분 버클도 없고, 숄더 스트랩을 늘여뜨려 매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딱히 그런 필요성을 못 느꼈었는데, 오스프레이는 여성용이랑 유니섹스 느낌이 확실히 다르다. 같이 산 센타우리(유니섹스) 디자인은 가슴쪽 버클이 너무 밑에 달려 있어서 매우......불편............. 물론 버클 안 채우면 크게 상관이 없긴 한데 장시간 사용 시 확실히 버클을 채우는 게 훨씬 편하고 안정감 있기 때문에 ㅠㅠㅠ 크고 무거운 백팩이라면 진짜 무조건 여성용을 구매하거나 몸에 맞는지 확인하는 게 좋을 듯 하다.
결론
Osprey 만세
Fairview 만세
굳이 여성용을 구분해 놓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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